어린시절 좋아하던 힙합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못다한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참가자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인지 요즘 유난히 몰입하여 시청하고 있는 쇼미더머니5.
힙합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9000명 지원자를 끌어모은 열풍의 비결은 무엇일까?
랩이 주는 예술+기술적인 측면의 다양성은 일반 대중에게도 충분히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또라이들을 보면서 코미디를 보는 것 보다 더 큰 만족을 얻기도 한다.
저마다 자기 세계에 갇혀 본인들이 랩을 꽤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9000명 이라는 얘기다.
"랩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20년 가까이 랩음악을 들으면서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랩의 가치를 평가해보기 위해 필요한 skill set을 끄적여보고 각각의 덕목을 가진 쇼미더머니 참가자들을 함께 매치해보았다. (되게 심심했나 보다)

1. 라임(rhyme)
풍부한 어휘력이 필수. 마지막 음절의 모음만 맞춰도 기본적으로 운율이 생기나, 음절수에 따라 난이도가 구분된다.
한국말은 기본적으로 문장 끝이 동일하게 끝나 이런식으로 운율을 맞추긴 쉬우나 이런 경우 랩에서 얘기하는 라임으로 인정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랩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너무 목메다보면 말장난에 불과한 유치한 가사가 된다. 예전에 김진표의 랩이 그랬던 것 같다.

좋은예: 정상수

2. 메세지(message)
하나의 주제로 전달하고자하는 내용이 일관성이 있게 들어가야한다. 라임과 플로우에 충실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 일종의 Trade-off 관계로 볼수도 있으나 둘 다 놓치지 않고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좋은 가사를 쓰는 능력이다. 요새는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진정성 때문에 데인 사람이 많아서 이부분을 많이들 신경 쓰려고 하는 분위기인것 같다.  

좋은예: 잘모르겠음

3. 발음(articulation)
가장 테크닉적인 부분이며 대게는 그 능력이 선천적으로 주어진다.
아웃사이더가 빠른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은 천부적이지만 탑클래스의 랩퍼로 꼽히지 않는데는 이것 이외에 중요한 요소들이 많은 것이다.

좋은예: 비와이

4. 플로우(flow)
랩퍼들은 첫번째로 박자감각이 좋아하야고 그 다음에는 그 박자 위에 가사를 어떻게 나열하냐의 문제이다. 어떻게 마디를 끊고 라임을 배치할지 어떻게 운율을 극대화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한 요소로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양동근을 존경한다. 

좋은예: 비와이

5. 비트선택
비트에 따라 속도와 분위기가 다르고 이에 맞는 가사내용과 래핑이 필요하다. 보통은 곡과 주제가 주어지고 가사를 나중에 쓰는 것이 일반적이나 써놓은 가사를 가지고 비트를 선택해야 한다면 이러한 감각도 능력이다. 보통은 랩을 하기 평이한 비트가 있는 반면에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서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어려운 비트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예: G2

6. 구성(짜임새)
랩에도 소위 말하는 밀당이 필요하다. 강약조절과 기승전결이 있다는 얘기다. 보통 tight하다고하면 이러한 구성이 잘짜여진 랩을 얘기한다.

좋은예: 주노플로우, 씨잼, 비와이

7. 목소리(voice)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또 다른 능력 중에 하나이다. 간혹 원하는 이미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 듣기 거북한 경우가 많다. 모든 목소리가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잘 활용하여 잘 드러내는 것이 결국 능력이 아닐까 싶다.

좋은예: 비와이, 킬라그램(흠...)

8. 순발력
프리스타일 래퍼에게 최고의 덕목이 될수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프리스타일 랩을 못하는 래퍼를 진정한 래퍼로 말할수 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라임을 위한 적절한 어휘선택과 끊김 없는 플로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순발력이 없는 래퍼는 가사를 절었을 때 그대로 포기를 하게 된다. 래디같은 경우는 잘 만들어진 래퍼다. 하지만 순발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다.

좋은예: 서출구

9. 자신감 (깡)
모든 자신감은 실력으로 부터 나오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도 때로는 강한 어필을 한다.

좋은예: 슈퍼비

10. 재치 (punchline)
요새 우리나라에서 래퍼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언어유희 놀이도 이 중 하나이지만 도가 지나친 경우 본인은 만족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듣는 사람의 반응은 ???(WTF)인 경우가 많다.
사자성어, 유명인의 발언, 비유 등 다양한 수사법을 동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윙스가 이런 풍조를 만들어 내는 데 한몫한 것 같다.

좋은예: 수퍼비

 이외에도 비쥬얼적인 요소(패션, 제스쳐, 무대매너, 얼굴??)까지 더해 진다면 금상첨와 겠지만 랩은 랩이니깐... 스타성과는 구별하는 것으로...

결론적으로 우승후보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위에 있는 C-jamm, bewhy, junoflow 정도가 되겠지만 내가 응원하는 사람은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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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eez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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